네델란드 로테르담 지방의 어느 작은 마을에 약소한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바로 그 마을에서 태어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50년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결혼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축하객들이 노부부의 집에 갔을 때, 거실 탁자 위에 깨진 꽃병을 보게 됩니다. 사람들이 치우려 했지만,

할머니는 한사코 그 자리에 놔둘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51년 전 늠름한 청년이었던 남편은 저에게 청혼을 했습니다.

그때 너무 감격한 나머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그만 탁자 위의 꽃병을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깨진 꽃병은 그날의 내가 느낀 감격, 바로 그것입니다.

그래서 그 감격을 늘 되새기기 위해 꽃병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두었지요.

남편과 제가 이때까지 아무 탈 없이 결혼 생활을 지속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저 탁자 위에 놓여진 깨진 꽃병 때문입니다.

남편에게 실망을 느낄 때나 여러 가지 어려움에 빠져 괴로울 때

저 꽃병이 나를 지켜주었습니다."

사람들은 깨진 꽃병 속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을 소중히 여기며

자신의 모습을 다듬고 살아온 할머니의 삶이 너무나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처럼 마음에 기억할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사람은 결코 불행하지 않습니다.

감사는 기억하는 것입니다.

부모, 가족, 이웃들로부터 받은 그들의 사랑을 추억하고 표현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야말로 인생을 의미 있게 사는 보람찬 인생일 것입니다.